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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states AI bootcamp

AI 13기 코드스테이츠 부트캠프 섹션 1 후기

by 임도이_ 2022. 4. 24.

때는 3월 13일, 유튜브를 보다가  코드스테이츠 AI 부트캠프 광고 영상을 봤다.

마침 국비지원 카드를 만들어 놓고 무슨 강의를 들을까 간보던 참에 발견해서 무작정 링크를 타고 들어가 코드스테이츠 지원서를 작성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지원서를 작성할때도 내 나름의 고비가 있었던 것 같다. 그냥 전화번호와 이메일만 남기면 되는 줄 알았더니 간단한 코딩테스트와 300자가 넘는 자소서까지 쓰라니!  "에이 귀찮은데"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지만 겨우 이정도를 귀찮다고 못끝내면 내 인생은 망한다 라는 다소 위협적인 결심으로 그 귀찮음의 고비를 넘겼다.  그리고 대망의 합격 발표일, 손꼽아 기다리던 6시가 됐는데도 소식이 없는 이메일 박스를 몇번이나 새로고침하다가 무심코 킨  카톡에 당당한 합격 문자가 발송되어 있었다! 정말이지 이때의 기쁨이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곧바로 부모님께 9:1 경쟁률을 뚫고 합격했다는 자랑을 하고 설레는 마음에 일기도 썼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번 기수는 정원을 2배 늘려서 경쟁률이 그렇게 높지는 않았다고 전해들었다  -_-;) 사랑했던 남자친구와 힘든 이별을 하고 나서 가뭄이 들었던 나의 마음에 단비가 내리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3월 28일, 대망의 OT와 수업 첫날. 나는 C++을 좀 해봤으니까 문법도 더 쉽다는 파이썬 정도는 쉽게 해낼 수 있을거야... 라고 생각했던 안일했던 과거의 나. 정말 호되게 당했다. 일단 새로운 플랫폼, 지금까지 써보지 않았던 github의 과제 업로드 방식,  영영 안녕인 줄만 알았던 수학과의(그것도 대학생 수준) 예상치 못했던 조우까지... 정글에 내던져진 어린아이 처럼 막막하고 조급한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분명 시작하기 전에 장대하게 세운 '이왕 시작하는 거 여기서 제일 잘하는 사람이 되자!'  라는 각오가 무색하게 다른 사람들은 2시에 회고까지 끝마친 과제를 혼자 8시까지 끙끙대다 겨우 9시 전에 데일리 과제를 제출하고 침대에 쓰러지듯 누웠다. 

 

나... 해낼 수 있을까? 

 

OT때 적어도10번은 반복한 듯한 '비교하지 마세요'. 하지만 남들이 앞에 저만치 앞서가는 듯한 기분은 쉽게 적응 될 수 있는게 아니었다.  하지만 겨우 1일차였고 이건 스프린트가 아니라 마라톤이라는 생각에 마음을 다잡고 다시 일어섰다. 하지만 이렇게 가서는 안되겠다 라는 위기감이 들어 그날부터 아침 7시에 모각코를 하자고 제안해서 몇명의 동기분들과 모각코를 진행했다.  아무래도 내가 먼저 하자고 한 제안이다보니 책임감이 생겨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졸린 눈을 비비고 7시에 일어나서 Udemy에 있는 '100일 파이썬 완성' 강좌를 들으며 생산적인 아침을 시작했다.  

 

아침 모각코를 시작한 것 말고도 잘한 선택은 스터디에 들어간 것. 사실 혼자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는 스타일이였기 때문에 크게 도움이 될까? 라는 의문을 가지고 시작했지만 막상 스터디를 해보니 다른 사람들과의 건강한 진척도 비교, 지식의 나눔, 그리고 내 개념을 말로 설명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과정에서 복습과 이해에 큰 도움이 되었다. 또 원체 대충한 결과물을 보여주는 걸 부끄러워하다 보니 운동 가기 바로 직전까지 정성스럽게 발표자료를 만들어서 준비를 했다. 분명 힘들고 피곤했지만 그 순간엔 다 이해했다고 생각한 지식도 발표를 위한 발표자료를 만들고 있자면 내가 모르는 게 뭔지 자각할 수 있어 나 스스로에게 매우 도움이 되었다. 사람들 앞에서 발표 연습도 할 수 있는 건 덤!  


그리고 다가온 대망의 프로젝트 날. 대체 어떤 대단한 과제를 주길래 잔뜩 겁을 주나 걱정했었는데 역시나가 역시나 였다. 과제는 무려 16598 x 10의 데이터셋을 주고 그것에 대한 알맞은 분석/시각화 하라는 심플한 지령.  하지만 푸는 과정은 심플고는 거리가 멀었다. 무려 3주동안 배운 지식을 총동원(+알파) 해서 해결해야 하는 과제였는데 일단 1,2,3주차의 지식을 '완벽하게' 소화하지 못했을 뿐더러 기억이 듬성듬성 나는 부분도 많아서 나같은 경우에는 첫날을 꼬박 전처리 하는데 할애했다. 첫번째로 작성한 코드가 한 번에 오류없이 작동하는 일은 거의 없다시피 했고, 내가 생각한대로 코드를 구현하지 못하다 보니 오히려 집중하기가 힘들어서 조금 안풀리면 딴짓하고, 마음먹고 다시 했는데 또 안풀리면 딴짓하다보니 어느새 없어져버린 시간에 자괴감마저 들었다. 

 

개발자들 공감류

 

프로젝트 2일차, 전처리는 어찌어찌 끝냈지만 아직 넘어야 할 고비가 두개나 더 있었다. 바로 시각화와 가설검정. 정말 얄궂게도 Seaborn과 Matplotlib은 굉장히 까탈스러운 친구들이였다. 내가 생각했던 그래프 모양대로 처음 시도에 순순히 나와주는 법은 절대로 없었고, 어쩌다 운좋게 실행되도 이게 왜 되지? 의 늪에 빠져버렸다. 하지만 코드스테이츠를 3주나 진행하며 얻어간 스킬 중 하나는 바로 구글링. 코치님들은 웬만해서는 직접적인 답을 해주시지 않기 때문에 그쪽에 의존하기 보다는 구글이라는 거대한 바다에서 내가 원하는 정보들을 뽑아내는 능력이 절로 길러졌다. 물론 그 능력이란 건 관련 인터넷 창을 20개 켜놓고 원하는 결과물이 나올때까지 거기에 나오는 코드를 일일이 복붙해 보는 것이였다. (나만 그런 건 아니겠지?) 그리고 그런 방식으로 주어진 과제들을 하나하나 해결해 나갔다. 

 

프로젝트 3,4 일차. 사실 이 날부터는 가설검정 하는 방법에 시간을 할애했는데, 사실 모르는 지식을 찾는 건 끝도 없어서 이 문서 저 문서 전전하다 몇 시간째 "그래서 무슨 가설검정 방법을 써야 하는거야?" 라는 생각은 도돌이표 였고, 오히려 코드를 구현하다보면 주객전도가 되어버려서 이 가설검정을 쓰려고 했다가도 저 방법이 더 좋아보여서 바꿔버리는 경우도 허다했다. 그러다보니 이렇다할 결과물 없이 정보의 바다에서 허우적 댔고, 얼마 안남은 프로젝트에 조바심이 나버려 나의 고질병인 안좋은 습관이 나와버리고 말았다. 나는 일종의 '완벽주의자'다. 상대방에게 '완벽하지 않은' 결과를 내보여 평가 절하 당하는 것도 싫고, '노력했는데 겨우 이정도인' 내 실력을 들키고 싶지 않기 때문에 노력해서 못할 바에야 아예 안해서 못했다는게 더 마음 편해 라고 무의식적으로 생각해버려서 데드라인이 다가올수록 의욕이 떨어지는 고질병 말이다. 솔직히 말하면 머리까지 차오르는 무기력감에 빠져서 4일차에는 PPT까지 끝내기로 결심했지만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채 하루가 지나버리고 말았다.

 

그러다보니 5일차에 갑자기 할 일이 쌓여서 남은 과제를 여유롭게, 꼼꼼하게 살피지 못했고, 마지막 5분전에 제출하느라 제출 폼에 있는 링크를 타고 들어가면 나오는 드롭박스에다가 제출했어야 하는데 깃헙 레포지토리에다가 zip파일을 올려 당일 동영상 제출하지 않음 처리가 되어 동료 리뷰를 못 받게 되었다. 링크를 눌러야지만 드롭박스가 나오는지 몰라서, 헷갈려서라고 자기 변명 할 수도 있지만 사실은 조금만 여유있게 제출했다면 놓치지 않았을 부분이기에 나 스스로에게 더 화가났다. 분명 캠프 시작하기 전에는 여기서 제일 잘하는 사람이 되자! 라고 호기롭게 결심했지만 불과 4주만에 나에 대한 약속을 저버려서 차오르는 속상함을 감출 수 없었다. 

 

"이렇게 된 거 다른분들 피드백이라도 잘해드려야지" 라는 마음으로 다른 동기분들의 동영상을 보다가 PPT를 예쁘게 잘 만드신 분, 인사이트가 좋으신 분, 듣도 보도 못한 기발한 시각화 방법으로 데이터를 분석하신 분 등등을 보고 사실 내가 이정도로 만족할 게 아니라 갈길이 아주 멀구나 라는 걸 절실하게 느꼈다. 하지만 나만 이런 감정을 느낀 건 아니였는지 프로젝트 Wrap-Up 시간에 진행한 프로젝트 후기에서 정말 공감되는 키워드가 많이 등장했는데, 그중에 한 동기분이 해주신 말이 참 인상깊었다. 그 말은 바로...!

못하는 나 자신을 사랑해주기 

이 말에 특히 공감이 됐던 이유는 , 프로젝트 기간동안에는 나 자신에 대한 무력감이 시도때도 없이 엄습한다. 디버깅 중에 오류가 발생했는데 원인을 모를 때, 원하던 대로 시각화가 되지 않았을 때, 어떤 코드를 사용해야 하는지 모를 때, 난 못하고 있는데 남들이 잘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을 때 등등 정말 다양한 이유들 때문에 나 자신을 사랑해주기란 쉽지않다. 하지만 아까도 말했듯이 부트캠프는 단거리 달리기가 아닌 마라톤인 만큼, 부트캠프 첫날, 또 프로젝트 첫날과 비교했을 때 어마무시하게 성장해 있는 나 자신을 마땅히  칭찬해주며 설령 '마음에 들지 않는 나'를 발견하더라도 내외할게 아니라 '넌 더 발전할 수 있어!' 라며 토닥이며 안고 가야 한다. 

못하는 나 자신을 사랑해주기

정말 좋은 말을 해주신 동기분에 이어서 이 글을 보고 있는 AI부트캠프 수강생, 예비 수강생 그 모두에게 내가 해주고 싶은 말은 이거다: 

하루에 1%씩 성장하면 1년뒤에는 지금보다 37배 성장한다. 

본인의 자리에서 묵묵히 성장통을 이겨내고 꾸준히 '한계'라는 견고한 껍질을 부수다 보면, 1년뒤, 또 2년뒤에는 완전히 알을 깨부시고 나와서 세상을 향해 도약할 수 있다. 포기하지 않고 불안함과 고통을 인내하고 성장을 향해 한 발짝 나아가는 아름다운 사람이고 싶다. 다음 섹션2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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